여긴 어디인가, 나는 누구인가, 서서히 드러나는 세계.
[신비한 성의 헬렌]은 검과 마법의 세계를 무대로 한 RPG. 딱히 상황설명도 없이 게임이 시작되어 주인공인 헬렌이 누군지조차 모른채 이야기가 시작된다.
더듬어가며 스토리를 진행해감에 따라 점점 그녀가 사는 세계나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, 그리고 헬렌 자신의 정체가 밝혀진다. 우선 이 내던져진듯함이 본작의 매력 중 하나다. 어쨌든간, 재밌는 건 몬스터와의 전투 시스템. 상대가 다음에 어떤 공격을 해올지 늘 알게되어있고, 그걸 보고 난 다음 싸우는 방법을 구성해나가는 것이다.
핵심이 되는 것은 [행동 웨이트] 보통 RPG라 함은, 강한 무기를 항상 장착하고 싸우는 이미지나, 본작은 모든 무기를 턴마다 구분하여 싸운다.
가령 예를 들자면, 롱 소드는 행동 웨이트가 10. 롱 보우는 행동 웨이트 5 등지로 각기 설정되어 있고 수치가 적을수록 빨리 공격할 수 있다. 즉, 만일 상대 공격의 행동웨이트가 12라면 상대가 큰 기술로 치고 나가기전에 공격을 연발하여 쓰러뜨린다든지, 방어만하여 상대에겐 마법을 통해 커다란 데미지를 주는 등 끊임없이 싸우는 방법을 생각해나가는 재미가 있다.
다만, 적이라도 해도 바보가 아니다. 이쪽이 무방비가 되는 걸 보면 재빨리 빠른 공격을 여러차례 날리니 순식간에 쓰러질 수 있다. 싸움을 유리하게 진행하려면 2,3수는 읽는 것도 필요하다. 처음엔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뜨거운 술책을 즐기게 될 것이다.
숨겨진 통로를 비롯한 던전의 장치나 도트 그림으로 표현된 헬렌의 미세한 몸짓 등 어딘가 그리운 분위기도 풍기는 정통파. 5시간 안팎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볼륨이지만 열혈팬도 상당히 많으며 엑스트라 던전을 즐길 수 있는 유료판 [신비한 성의 헬렌 플러스]도 선보였다. 좀 더 이 세계를 즐기고 싶다면 그쪽도 체크해보도록 하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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